한 줄소개 & 방문 계기

어린 시절, 학교 가는 길에 분식 트럭에서 야끼만두를 파는 할머니가 있었다.
누구나 하나씩 가지고 있는 그런 흔한 추억이 나한테도 있다.
이 야끼만두는 특별했는데, 엄청 바삭하게 튀겨주는 것이었다.
핫도그를 튀기는 항아리 같은 튀김기에 이 야끼만두를 바짝 튀겨서
먹음직스러운 갈색이 되면 여기에 떡볶이 국물을 살살 묻혀서 건네주셨다.
한 300원이었나... 그랬다.
그때 먹은 야끼만두는 당면만 들어있던 야끼만두였다.
파도, 고기도, 뭐 그런 거 하나도 안 들어있고,
오직 당면과 약간의 후추..? 가 속의 전부였다.
나는 이 당면만 단순하게 들은 이 야끼만두가 정말 좋았다.
튀김의 바삭함이 유지되면서 떡볶이 국물이 느껴지는 이 식감. 정말 좋았다.
잘 튀기면 야끼만두가 통통하게 부푸는데 그 과정에서 나오는 바삭한 식감을 잊을 수가 없다.
그런데 점점 이 당면만 간단하게 들어있는 야끼만두는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.
게다가 야끼만두가 아닌 군만두라고 부르라 했다.
(물론 야끼가 구운 이라는 뜻인 거 잘 안다)
나는 억울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.
군만두는 짜장면집에서 주는 것 아닌가. 내가 원하는 건.. 당면만 들은 야끼만두. 엄연히 장르가 다르다.
만두는 계속 발전하지만, 나는 이 야끼만두만큼은 그대로 있어주기를 바랐다.
사라져 가는 야끼만두가 군만두라는 커다란 카테고리에 편입되는 것이 너무 속상했다.
마치 커다란 파도 앞에 모래성 같은 허무한 기분.
그런데 어느 날.
유튜브에서 이 야끼만두를 소개하는 영상을 봤다.
내가 찾던 그 야끼만두를 청량리 시장에서 만들어 파는 그 증거.
심장이 두근거렸다.
나는 이곳을 찾아갈 수밖에 없었다.
어린 시절 먹었던 그 야끼만두를 찾고 싶었다.
내 어린 시절 그 야끼만두가 맞을까.
일단 군만두라는 압박에서도 꿋꿋이 야끼만두라는 상호명을 이어간 것이 혹시나... 하는 아련한 마음을 더 크게 만들었다.
오늘 내가 소개할 곳은 청량리 시장에서 파는 '짱구네 야끼만두'다.
목차
1. 한 줄 소개 & 방문계기
2. 공간 & 분위기
3. 메뉴 & 가격
4. 음식 & 맛
5. 미니멀리스트 관점에서 본 장점
6. 한 줄 추천 & 마무리
7. 가게 정보
공간 & 분위기
📸 외부 분위기



오로지 야끼만두만 취급한다.
이렇게 단품만 취급하는 식당에서 느껴지는 자부심.
언제나 나를 설레게 한다.
사실 다른 메뉴도 팔긴 하는데 저 매대에서 야끼만두가 차지하는 비중을 보라.
이건 야끼만두만 취급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.
평일이었는데도 줄을 한 20분 정도 섰다.
앞에서 야끼만두가 없어지는 것을 보며 초조했는데,
안 쪽에서 계속 만두도 만들고, 튀기고 하면서
갓 튀긴 야끼만두가 계속 나왔다.
나는 시장 쪽 길로 걸어가면서 이곳저곳 구경했는데,
시장 가생이 쪽에 이 짱구네가 있었다.
사고 나서 보니 큰길 쪽으로도 올 수 있었다.
메뉴 & 가격
📸 메뉴판

✅ 대표메뉴
- 야끼만두 6개 - 2,000원
- 야끼만두 15개 - 5,000원
- 야끼만두 30개 - 10,000원
나는 같이 갈 지인을 드릴 2천 원짜리 한 봉지와 집에서 먹을 15개 5천 원짜리 한 봉지를 주문했다.
2천 원짜리는 비닐봉지에 담아주고,
5천 원짜리는 짱구네 야끼만두가 써져 있는 지퍼백에 담아준다.
15개랑 30개 고민했는데, 맛있으면 나중에 또 와야지라는 생각으로
15개만 주문했다.
차례가 오면 빠르게 담아주신다.
우리는 계좌이체를 했다.
내 앞에 주문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현금을 결제하는 것 같았다.
음식 & 맛
📸 내가 먹은 음식





📸 디테일 컷


받자마자 봉투에서 야끼만두 2개를 꺼내 지인과 하나씩 먹었다.
갓 튀긴 야끼만두를 처음 베어 물고 인상 깊었던 것은 꽉 차있는 실한 당면이었다.
당면이 부스러지지도 않고, 촉촉했다.
그리고 튀김옷도 얇고 바삭했다.
튀김이었는데도 하나도 느끼하지 않았다.
물리지 않고 계속 들어가는 그런 야끼만두다.
맛있었다.
그런데, 참 맛있었는데,
내가 찾던 어린 시절의 야끼만두는 아니었다.
이 짱구네 야끼만두는 좀 더 야끼만두 고급버전 같았다.
당면도 실하고, 만두피도 수제 만두피 같고,
만두 모양도 손으로 빚은 듯 제각각인 그 고급 만두다.
내가 원하는 만두는 좀 더 정형화된 만두였다.
내가 기억하는 그 만두는 좀 더 당면이 적었다.
그리고 이런 고급진 맛이 나지 않았다.
좀 더 쌈마이에 가까운 맛...
어린 시절의 야끼만두는 아니었지만,
짱구네 야끼만두 맛있었다.
정말 맛있었다.
미니멀리스트 관점에서 본 장점
✔️ 단순한 내용물. 야끼만두는 당면과 만두피라는 단순한 구성으로 되어 있다.
✔️ 단일 메뉴. 야끼만두를 주로 파는 전문점으로 메뉴가 1개라서 고민할 필요가 없다.
✔️ 많이 안 사고 딱 먹고 싶은 만큼만 살 수 있다.
한 줄 추천 & 마무리
📸 잘 먹었습니다



집에 돌아와 신전떡볶이 한 개를 시켰다.
청량리 시장에서 마음이 든든해지는 정말 맛있는 순대를 선물 받았다.
이 순대와 떡볶이. 그리고 오늘 사온 야끼만두와 함께 저녁을 먹었다.
그냥 먹어도 맛있는 야끼만두였는데,
역시 떡볶이랑 먹으니 장점이 꽃피우는 느낌이었다.
실한 당면 사이사이에 떡볶이 양념이 스미면서
입 안 가득 그 보들거리는 당면과 빠삭하면서 얇은 튀김 식감 그리고 떡볶이의 매콤한 맛이 어우러졌다.
내 추억의 야끼만두는 아니었지만,
떡볶이와 먹었을 때 찰떡궁합인 야끼만두인 것만은 확실하다.
짱구네 야끼만두 맛있게 먹었다.
짱구네 야끼만두 가게 정보
📍 위치:
🏠 주소: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로10길 45 짱구네
⏰ 운영 시간: 09:00 ~ 19:00(수요일 휴무)
📞 전화번호: 010-4002-3389
💳 결제: 현금, 계좌이체
🚗 주차: 불가능(시장 안에 가게가 있음)
♿ 휠체어: 접근가능
천천히 스미는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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